CAU FINE ART
서양화전공
난 언제나 집안에 있었고, 집보다 더 깊은 방에 박혀 있었다. 몇 년간 그랬다. 해가 뜨면 자고 밤이 오면 잠에서 깨고, 언제나 작은 방 컴퓨터 앞에서 나머지 절반의 시간을 보냈다. 불확실한 미래와 과거의 기억에 대한 괴로움과 나도 모르게 날 삼킨 불안감들을 떨치고 싶어서 정신없이 게임에만 몰두했다. 몇 년을 그렇게 헤매고 정상적인 생활이 부담스러워졌다. 사람을 마주하는 건 전보다 더 어려워졌고, 어려움을 넘어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면 머릿속에 수많은 날 부정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점점 더 날 고립으로 내몰았다.
나는 그렇게 틀어박힌 작은방 안에서 고립된 내가 관찰한 것들과 날 관찰한 것, 내가 마주했던 감정에 대해서 기록한다. 앞으로의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다. 충동적인 선택을 할 수도, 평범하게 지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기록을 남길 수 있을 때까지 하루의 나와 그때의 감정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1. < 못 하겠어>, 2020, 디지털프린트, 42×29.7cm
2. <감기 같은 날>, 2020, 디지털프린트, 29.7×21cm
3. <떨어지는 것>, 2020, 디지털프린트, 29.7×42cm
4. <깊은 세수>, 2020, 디지털프린트, 29.7×42cm
5. <난시 1>, 2020, 디지털프린트, 29.7×42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