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U FINE ART
서양화전공
“병원은 약을 파는 교주다.”
우리는 건강검진을 받을 때, 혹은 처음 진료를 받을 때 자가진단표를 받아 작성을 한다. 그런 후 진료를 받고 그 결과의 데이터가 문서로 출력이 되어 있거나 컴퓨터 모니터 상에 떠 있어도 의사의 구체적인 설명 없이는 그 무엇도 해독해 내기가 어렵다. 마치 우리는 눈 뜬 장님 꼴이 된다. 심지어받아 든 처방전에 적힌 약들도 어떤 효능이 있는지 혹은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맹신만이 있을 뿐, 그 어떤 것도 의심을 하지 않는다.
병원에 간다는 건 나의 몸이 정상적이지 않게 불편하거나 아프다는 것이고, 의사를 믿고 그의 처방을 따르며, 약을 복용한다. 나의 몸을 회복시켜주리라는 믿음과 의지는 그의 처방이 내 몸을 더 망가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심은 전혀 하지 않는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의학적 상상에서 출발한일말의 의심 혹은 불신으로 출발한다.
의사들이 진료를 하고 나면 나의 혹은 내 질병에 관한 처방전을 내어 준다. 처방전이란 처방 받고 그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다. 사실 이 처방에는 내 질병과 관계된 약이 처방되어 있고 나의 건강상태에 대한 개인정보가 기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약은 어떤 약이며 나에게는 부작용은없는 것인지 아무런 의심을 가지지 않는다. 기록은 읽기 쉽게 되어 있지만 직관적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 우리는 단지 약을 구입하는데 필요한서류일 뿐이라고만 치부한다.
우리는 수많은 데이터가 담겨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한 장의 처방전을 가볍게 여기고 있다.
1. <찬양>, 2020, 영수증, 거치대, 165×30cm
2, 3. <믿음>, 2020. 노트,컴퓨터,프린터, 80×57×74cm
4. <추후 개인전 에스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