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U FINE ART
서양화전공
김예진_Kim ye jin
나의 작업은 관찰로부터 시작하여 대상을 현상학적으로 바라보고, 포착된 현상에 내포된 미지의 것을 찾아 건드리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 대상에는 우리의 곁에 늘 자리하던 것들이 주로 들어온다. 당연하게 있던 물건들, 사람들, 당연히 주어졌던 무언가. 상황이나 분위기, ‘무형’의 것들이라던지 사물, 인간 등 ‘유형’의 것. 포착한 현상을 토대로 분위기, 공기, 물성 등은 화면 안에서 흑연으로 켜켜이 쌓이며 나의 사유를 담은 새로운 이미지로 재탄생 되고, 덩어리와 덩어리를 엮는 사이사이에 여백을 남김으로써 깊이 있고 여유로운 공간을 구성한다. 그리고 이 공간엔 본인이 관찰하면서 느꼈던 순간의 유한성에 대한 허무함과 공허함 같은 감정들을 담는다. 얽힌 덩어리들의 모양새와 뻗어 나가는 길들을 눈으로 쫓고 움직이면서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느끼게끔 하고 때론 안도할 수 있는 시선을 보여주려 한다.
즉, 정형화된 현실에서 관찰을 통해 벗어나 본인이 만들어낸, 혹은 상상하고 발견한 미지의 것들이 담긴 어떠한 세계로 나(본인)를 비롯해 보는 이들과 함께 다이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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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조용히 00 00로부터 돌아서서>, 2023, 종이판넬에 연필, 116.8×72.7 cm
<오류와 감각의 00에서>, 2023, 종이판넬에 연필, 130.3×130.3 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