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U FINE ART
서양화전공
김희진_Kim hee jin
나의 작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내면을 자연에 빗대어 조형적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로부터 우리가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감정을 인식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자 한다.
인간 개개인의 내면은 정서적 갈등과 다양한 심리상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인간의 그런 복잡한 심리상태는 응어리가 져 있는 형태를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그 형태는 마치 식물이 서로 얽혀 있는 덩굴을 연상시킨다. 인간과 식물은 자연의 질서 속에서 각자의 삶을 영위하고 그 질서의 일부라는 사실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인간과 식물은 상호 유기적인 관계에 있으며, 유사한 점이 많다. 식물에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여 복잡한 인간 내면을 어지러이 뒤얽힌 식물 덩굴로 표현하고자 한다.
꼬인 실과 같이 복잡하게 얽힌 내면의 상태는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종종 회피해야 할 대상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다양한 감정에 대한 수용과 화해의 과정은 감정의 본질을 더 잘 이해하게 하고,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감정을 완전하고 확실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즉, 부정적인 감정에 압도당하기보다는 감정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감정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본질적으로 위의 접근법은 감정의 경험이 복잡하고 다양한 면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고, 많은 감정을 받아들임으로써 본인의 내면을 진정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앞서 언급한 복잡한 감정에 대한 나의 느낀 점과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하게 얽혀 있는 식물들을 포착하고 그 사진들을 조합해 사람의 형태로 재구성한다. 이때 사람의 형태는 완전하지 않다. 이러한 재구성을 통해 주제를 보다 직관적으로 드러내고, 동시에 온전치 못한 감정의 상태를 표현하고자 한다. 또한 복잡한 식물과 대비되는 단순한 배경을 통해 주제부를 강조하며 무한한 감정의 세계를 표현하고자 한다.
<초여름의 흔적>, 2023, 캔버스에 유화, 145.5×112.1 cm
<악수>, 2023, 캔버스에 유화, 162.2×112.1 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