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U FINE ART
서양화전공
유승원_Yoo seung won
나의 작업은 과부화 된 사회 속 발생하는 문제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아를 성찰하는 내용을 다룬다. 작업에서 주요한 요소인 두려움은 앤드류 오닐의 <언덕 위의 괴물>에서 다뤄지는 괴물과 괴물에 향한 공포의 개념과 관련 있다. 그 책에 따르면 무언가를 괴물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것을 보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무지에서 오는 공포라고 한다. 내가 관계를 두려워하는 이유 또한 마찬가지다. 관계하는 것은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회피하게 된다. 결국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된 나는 혼돈 속에 빠지고 만다. 그렇게 나는 관계를 괴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인 나는 종종 혼자 망상이나 상상을 하며 내 안의 판타지를 그렸다. 비록, 현실과는 먼 판타지이지만, 결국 인간의 상상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아주 벗어날 수 없다. 이러한 굴레는 현재의 내 심상과 닮아 있다.
나의 상상 속 이미지들을 추출하여 두려움을 대변할 나의 괴물을 캔버스에 드러낸다. 뿔이 달려있는 괴물, 온통 풀로 뒤덮인 괴물은 영원히 다가오지 못할 것 같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항상 나와 함께한다. 그 거리는 내가 사람을 대할 때 느끼는 거리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래 가까이 있는 작은 생명체가 얼굴도 없이 기묘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사회 속에서 작아져 버리고 잃어버린 나 자신을 표현한 것이다. 거대한 자연의 모습은 사람이 가득한 도시로부터 벗어나 홀로 명상할 수 있는 편안함을 찾는 나의 욕망을 표출한다.
나는 타인과의 관계가 부담스러운 사회에서 홀로 탈피하고자 하지만 결국 살아가려면 사람이 필요하다는 모순적인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표현한다. 이번 작업은 내면의 두려움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복잡한 사회를 마주하고, 나를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가는 수행 과정이다.
<무지를 마주하는 것은 언제나 두렵다>, 2023, 캔버스에 유화, 162.2×130.3cm
<그러나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더 두렵다>, 2023, 캔버스에 유화, 162.2×130.3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