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U FINE ART
서양화전공
이한슬_Lee han seul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다. 아주 일상적이게. 대화를 나누며 타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주 일상적이게. 그와 동시에 타인을 평가한다. 나는 이 순간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우리는 종종 한 인간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곤 한다. 당연하게도, 이는 부적절한 행위이다. 한 사람은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판단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다양한 페르소나, 평면적이지 않은 인간성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고 생각한다.
이의 상징으로 보라색 고양이 올리비아가 등장한다. 올리비아는 하나의 독립된 캐릭터이지만 개인이 아닌 우리 모두를 대변하는 캐릭터이다. 혼자 있을 때의 올리비아, 친구와 있을 때의 올리비아, 연인과 있을 때의 올리비아, 사회적인 시선에서 벗어난 올리비아. 모두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올리비아의 보라색은 혼합색이다. 있는 그대로의 색인 원색이 아니라 여러가지의 색을 혼합해야만 한다. 이는 단편적이지 않은, 복잡한 올리비아를 대표하는 색이다. 또, 고양이는 자유로우며 변덕스러운 동물이다. 그렇기에 올리비아는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인다.
어딘가 침체된 표정의 올리비아 위로 누군가 색을 입힌다. 그 색은 그녀의 색이 아니다. 본연의 색을 무시하고 다른 색으로 덮는다. 내가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정의되는 두려운 순간이다. 이 순간을 통해 한 개인의 다양한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를 상기시키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올리비아는 단순히 하나의 소비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모두의 상징이자 대변인이다. 그녀는 우리가 간과하는 모습을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매개체이다. 우리는 한 인간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는 태도를 조심해야 한다. 서로 다른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을 인정하며, 그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한다. 그 태도가 정립되는 순간 비로소 한 사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실현된다.
<오도방구>, 2022, 캔버스에 아크릴, 90.0 × 72.7cm
<Alcoholic>, 2023, 캔버스에 아크릴, 91.0 × 91.0 cm
<Momentary>, 2023, 캔버스에 아크릴, 162.2 × 130.3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