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U FINE ART
서양화전공
임주연_Lim joo yeon
나의 작업 안에서 만큼은 인간으로부터 고통받은 동물들이 자유로웠으면 한다. 우리들은 누군가에게 강요당하여 동물을 키우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것은 어려워한다. 그로인해 길에서 유기견과 같은 버려진 동물들을 종종 보게 되고, 동물들이 유기, 방치, 학대받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나의 강아지 진돗개 ‘라희’와 같이 살면서 이러한 동물유기 상황을 더욱 이해할 수 없었고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동물 중에서도 유기견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고 라희를 모티브로 캐릭터들을 만들어 그림 안에 스토리를 담아 화면을 구성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작업 속 이 캐릭터들은 누구의 보살핌 아래 생활 하는 것이 아닌 인간처럼 이족보행을 하며 자기들끼리 힘을 모아 주체적으로 생활한다.
그림 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는 저마다 인간으로부터 고통받은 과거 이야기를 지녔으며, 이들이 인간으로부터 고통받아 죽게 된 후 사후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상이 그려진다. 캐릭터들은 신체의 일부가 없거나 상처가 있어 다소 징그러울 수 있지만, 귀여운 그림체로 풀어내어 거부감없이 다가오게 만든다. 파스텔 톤의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로 하나의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진행하는 구성을 가지는데, 캐릭터들이 공간 안에서 신나게 노는 것처럼 보여 처음에는 상처가 눈에 띄지 않지만, 자세히 볼수록 캐릭터들의 상처를 발견할 수 있다. 나는 나의 작업을 통해 우리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던 동물의 숨겨진 상처를 마주함으로써 동물권에 대한 인식을 전달하고 싶었다.
<별토끼 마을에 도착했어요>, 2023, 캔버스에 아크릴, 97×145.5cm
<작은 친구들이 찾아왔어요>, 2023, 캔버스에 아크릴, 각 130.3×97cm
<가시 물고기 친구들을 만났어요>, 2023, 캔버스에 아크릴, 145.5×97cm